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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케냐 출신 숙명여대생, 단과대 최우수학생으로 졸업장

  • Category인사동정
  • NameLEE, Dawoon
  • Date2018-03-15 00:00
  • Hit294

케냐 출신 숙명여대생, 단과대 최우수학생으로 졸업장

정치외교학 전공…촛불 집회에 감명받기도
"한국서 받은 장학금 갚는다는 생각으로 공부"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18-02-22 06:30 송고

 

망고 제인 앙가르씨(숙명여대 제공)© News1

"공부하는 게 제일 쉬웠던 것 같아요"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유학생인 케냐 출신 망고 제인 앙가르씨가 23일 열리는 학위수여식 연단에 올라 '사회과학대학장상'을 수상한다. 4년간 재수강 한번 없이 학업을 마친 앙가르씨는 4.3만점의 학점에 4.18점을 취득해서 유학생임에도 단과대 최우수학생으로 선정됐다. 

케냐에서 대학에 진학했던 앙가르씨는 1년간 학교에 다니다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정치학에 대해 관심이 있어 더 깊은 배움에 목말라 책을 찾아보던 중 '한강의 기적'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룩한 한국에 강한 관심을 느끼게 됐고 결국 한국행을 결심했다.

앙가르씨는 한국이 산업화와 함께 이룬 민주화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촛불집회로 인한 정권 교체의 과정은 그에게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비록 지금의 민주주의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의 잘못에 책임을 지게하고 교체하는 것은 서양권 국가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큰 정치적인 이슈가 있으면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촛불시위 당시 모든 나라가 잘 운영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유학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전혀 새로운 곳에서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금은 유창해졌지만 한국어부터 너무 어려웠다. 

"그냥 매일매일 공부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3~4배는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앙가르씨는 그저 쉬지 않고 공부하는 것만이 생소한 환경에서 학업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무던한 노력 덕에 그는 한국 학생들도 어려워한다는 '글쓰기와 읽기' 수업에서도 'A+' 학점을 받아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앙가르 씨는 한국에서 진 빚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는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했어요. 내돈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돈을 받고 공부하는 것인데 제가 직접 갚을 수도 없고. 고마움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공부를 잘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숙명여대는 2008년부터 개발도상국 출신의 학생을 지원하는 '양춘열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것이 매 순간 즐거웠다는 앙가르씨는 한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항공비 걱정에 고향을 자주 찾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동안 단 1번만 고향을 찾았다는 그는 "한국에 와서 공부한 것에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너무 나이가 드신 것 같아 슬펐다"며 "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입학시험을 볼 때도 응원해 주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앙가르씨는 또 책을 잡았다. 학기는 물론이고 방학 때도 책상에 앉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었다. 그는 "다음 학기에 들을 수업을 결정하면 방학 때 이미 교재를 다 읽었어요. 책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수업을 들을 때는 교수님들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앙가르씨는 졸업을 앞두고 이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개발대학원에 진학해 개발정책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공부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는 앙가르씨는 장소가 어디가 되든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연구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potgus@

 

※원문URL: http://news1.kr/articles/?3241998